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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료실

가지 않은 길과 무지개
가지 않은 길과 무지개
관리자2010-08-26

김옥진 (원예 애완동식물학부 교수)

2008년 11월 23일 (일) 원대신문 webmaster@wknews.net

돌이켜 보면 어린 시절 가졌던 꿈들을 모두 이루어 가는 사람들은 몇이나 있을까? 김동인의 ‘무지개’에 나오는 소년과 같이 무지개를 잡기 위한 꿈을 안고 집을 나서 먼 길을 헤매다가 기와장을 잡고 무지개로 우기며 안주하는 소년들, 꿈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대다수 우리의 모습이지 않을까.

얼마 전에 지도 학생 중 한 명이 멘토링 과제라며 가져온 질문지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대학생활, 꿈, 성취도에 대한 물음들이 있었다.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질문에 답하고 그 지도학생이 돌아간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젊었던 대학 시절에 가졌던 꿈들을 이루고 살고 있는가? 나의 대학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 연극반 동아리 활동과 기숙사에서 선후배들과 밤새워 나누었던 인생에 대한 고민 이야기들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우습게도 현재 내가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시간될 때마다 하는 잔소리는 전공공부와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이다.

얼마 전 공직에 계시는 원로 선배님을 모셔서 전공 학생들에게 취업특강을 한 적이 있다. 머리가 허옇게 새시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선배님은 젊은 학생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시고자 준비를 제법 많이 해 오셨었다. 특강의 마지막 정리는 송나라 대유학자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文〕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시구절을 인용하셨다.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 학난성)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 불가경) 순간 순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하략)

젊은 시절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지 못하였음을 누구나 후회하기 마련인가 보다.
교육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던 나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 사정으로 취업을 선택하여 제약회사 연구소와 연구직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동기들 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학위 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연구과학자로 생활할 수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선택한 학위 과정의 생활은 중간 과정에 IMF 기간이 있어서 더욱 혹독하게 느껴졌고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밤을 새워 연구하였던 경험이 오늘의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 되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많은 갈림길에 부딪히고 끊임없는 선택을 하여야 한다.

훗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없는 선택을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나의 생각으로는 우리가 진로에 대한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을 하고, 경험을 쌓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은 행운아들이다. 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하여 ‘자기혁신과 경력개발’ 과목이 있으며, 인력개발처 취업지원팀과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에서 경력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원광대학교에는 학생들의 지도에 열정을 가지신 많은 교수님들이 있다.

과거에 대학은 볕 좋은 날이면 여기 저기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인 학생들이 시대의 아픔을 논하고 자신의 논리를 토론하던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오늘날 대학은 취업을 위한 무한 경쟁이 요구되고 있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학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대학은 다른 어떤 대학 보다 이러한 변화 요구에 대하여 적극 대처하고 있다.

정규 교과목으로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로탐색 및 자기 경력개발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어학시험 응시료 지원과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무료지원 혜택 등, 셀 수 없는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지원과 제도를 활용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경쟁력을 확보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제안을 한다면 인생에 훌륭한 멘토를 만나라는 것이다. 또는 인터넷을 통하여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멀리 서울이나 외국에 있는 분들도 여러분의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예측과 사전 판단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 그가 바로 멘토라 할 수 있다.

훌륭한 조언자, 스승인 멘토를 만들고 정기적인 만남이나 대화를 통하여 그들의 간접 경험과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먼 훗날 성공적인 삶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원광의 학생들이 꿈은 원대하게 품고, 원대로 뜻한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가슴에는 뜨거운 열정을 품고 오늘 하루도 후회 없는 하루를 살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